요즘 마트나 시장에 가보시면 계란 값이 많이 올라있다. 통계로 봐도, 계란 값은 30개 한판 기준으로 지난해 평균 5천 2백 원에서 지난달 5천 6백원, 그리고 최근 5천9백원까지 올랐다. 실제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부담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 AI 때문인데, 이로인한 피해가 무섭게 늘고 있다.

발생 한 달도 안 돼 매몰 처분되는 닭·오리 등 가금류 수가 천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지금 추세라면 195일간 1396만 마리가 매몰 처분된 2014년 수치를 넘을 기세다.

이뿐 아니라, 당시 AI는 669일간 지속됐고 전체 피해액도 2천 400억 원에 달했는데, 이 역대 최악의 기록마저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번 주 이틀간 다시 전국에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현장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AI 확산 속도가 멸종위기종을 관리하고 있는 삼척 천년학 힐링타운에도 비상이 걸었다. 아프리카 우간다 국조로 등 쪽의 검은 깃털이 선명한 회색관두루미, 큰 두루미는 모두 보호해야 할 가치가 높은 멸종위기종으로 AI 확산으로 삼척 천년학 힐링센터의 출입도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

두루미는 '학'으로도 불리는데, 현재 이곳에는 5종 9마리의 두루미가 생활하고 있고, 모두 외국에서 어렵게 수입한 것들로, 출입자 전원과 차량에 대한 항시 소독을 실시하며 비상근무 중이다. 멸종위기종이라 걱정이 더 크다. 이에 관계자들은 매일 주기적으로 소독을 하고 있는 상태지만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

더구나 이달 중 환경부의 생물자원보전시설 등록을 마치고, 구미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 위탁 관리하던 나머지 21마리도 가져올 계획이었지만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요즘 같은 AI 확산 추세라면 언제 입식이 가능할 지도 가늠하기 어렵다.

한편, 강원도는 AI 방역대책본부를 확대하고 예비비 4억 원을 긴급 투입해 거점소득 8곳과 통제초소 3곳을 운영하는 등 방역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경기도 평택의 한 종계 농장에서는 조류인플루엔자, AI 의심 증상이 나타나, 12만여 마리의 닭이 땅에 묻었다. 매몰 처분된 닭과 오리 등은 8백80만 마리를 넘어섰고, 매몰 예정인 가금류까지 하면 천만 마리가 넘다. 최악이라던 2014년 AI때의 전파 속도를 넘어선 것이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 농장 간 전파가 의심되는 터라, 다시 이동정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선제적 방역을 철저히 실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 이라고 말했지만 현장 농가의 하소연이 커져가는 가운데, 정부는 이제서야 관계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차원의 지원반을 만들기로 했으니 뒷북 행정인 셈이다.

이동중지 명령이 시작된 곳은 전국 가금류와 관련된 사람이나 차량, 물품 등을 대상으로 8만9천 곳이 대상이다. 현재 강원도에서 이동제한 농가는 원주 4곳, 강릉 1곳, 삼척 1곳, 홍천 2곳, 횡성 2곳, 영월 1곳, 철원 7곳, 화천 2곳 등으로 모두 20곳이다.

이는 현재까지 역학조사결과, 방역대를 벗어난 지역 간의 수평 전파는 없고, 빅데이터 기법으로 조사해보니 방역대내 오염지역에서 차량 등을 통한 인근 농장 간 전파가 추정되기 때문이다.

명령을 어길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되지만 정부의 대책에도 불구하고, 농가의 걱정은 줄지 않고 있다.

차량 간 이동을 억제한다 하더라도, 철새로 인한 전염 등은 속수무책이라는 점도 농가의 우려를 키우고 있고, 특히 이번에 확인된 AI 바이러스는 H5N6 고병원성으로, 중국에서는 사람이 7명이나 숨질 정도로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확산될 만큼 번졌는데, 정부가 발생 한 달이 다 돼서야 대책 마련에 나선다는 비판도 거세다. 지난달 초 발생한 뒤 일주일이 지나서야 위기경보가 상향됐고 국무총리는 9일이 지나서 상황실을 찾았다. 반면 일본은 신고 후 하루 만에 총리 관저에 위기관리센터가 가동돼 우리와 비교가 되고 있지 않은가.

주무부처 역시 안일한 인식으로 초동대처에 실패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여기에 더해 국정공백 역시 변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높다.

매년 겪고 있는 AI 바이러스 전염이 순환되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육 환경 또한 AI 창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동물복지 등이 거론되는 것이다. 철저한 사전 방역과 함께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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