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 유적을 보기 위해 씨엠립을 방문한다면 패키지를 이용할 필요가 없다. 씨엠립 공항과 호텔, 시내, 앙코르 유적지, 톤레삽 호수 이 모든 장소가 가까이에 밀집해 있다. 씨엠립의 앙코르 유적 관광지 만큼은 자유관광이 훨씬 더 매력적이다.

앙코르 유적의 입장료는 하루 20달러의 요금을 낸다. 매표소에서는 사진을 찍은 뒤 사진을 담은 입장권을 나눠주는데, 유적지 입구마다 직원들이 지켜 서서 확인한다. 우리는 이틀 관광을 위해 매일 매표소에 가서 입장권을 샀지만, 3일 일정으로 돌아볼 경우 3일권을 구입하는 것이 있다고 한다.

앙코르 관광은 적은 인원으로 자유여행팀을 꾸려 소형차나 르모(모트르모의 준말, 태국어로는 툭툭TukTuk)를 대절해 이동하는 것이 더 즐겁다. 씨엠립에서 앙코르 유적을 택시로 이용하려면 하루 20달러, 르모로는 하루 10달러(흥정에 따라서는 10∼15달러)면 가능하다고 한다.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대여해 앙코르 유적지를 둘러보는 관광객들도 많은데, 출구와 입구를 같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먼 거리일 경우에는 에어콘이 작동되는 택시가 더 좋다. 르모로 이동할 경우에는 황토흙 먼지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지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유적지에 대한 설명은 앙코르 유적을 그림까지 곁들여 소개한 책 몇 권을 가지고 가면 가이드 설명보다 더 자세하고 정확하다. 동남아의 가이드들은 문화유산에 대한 깊이는 부족한데다가 영업에만 치중해 관광객이 원하는 정보를 정확하게 전달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관광이 아니라 문화유적지를 갈 경우에는 사전에 책을 읽고 떠나는 것이 필수다. 캄보디아 관광은 앙코르 와트와 앙코르 톰 등의 유적지 관광이므로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의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이 신화를 모르면 앙코르 유적에 각인된 부조의 감상이라든가 유적에 대한 설명이 흥미로울 수 없다. 대서사시 라마야나와 마하바라타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한 앙코르 왕국의 유적을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곁들여 주달관의 『진랍풍토기』를 먼저 읽고 가는 것이 좋다.

유적지마다 영어를 잘하는 안내인들이 넘쳐나고 있어 영어소통이 가능할 경우 그들의 설명을 들으면 된다. 미국 여행객도 많이 있었지만 그들은 단체관광객이 없고 개별 여행으로 유적지마다 개별 안내를 받고 있다. 또 자유여행을 가더라도 유적지에서 만나게 되는 여행팀의 가이드를 통해 귀동냥할 기회가 많다. 앙코르 유적지의 관광객 1/3이 한국인이며, 유적지 안내판마다 한글 설명이 있다.

여행에서 저녁을 알차게 보내는 것은 여행의 묘미를 더하는 것이다. 패키지 여행 3일 밤 중 하루는 '앙코르 파워' 레스토랑에서 압사라 민속쇼를 보면서 저녁을 먹었다. 아마츄어 분위기가 풍기기는 해도 이색적이어서 봐줄만 하다. 씨엠립에는 식사와 압사라 공연을 하는 식당이 여러곳이다. 어떤 이들은 스타마트 근처의 ‘꿀렌삐’ 레스토랑을 추천하기도 한다. 1인당 가격은 12달러이며, 7시부터 뷔페식으로 저녁식사, 공연은 7시 반부터 1시간 정도 진행된다.

이 보다 더 싸게 보려면 캄보디아 민속촌에 가면 무료로 압사라 공연을 볼 수 있다. 민속촌 입장료는 9달러로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다. 이 곳에서는 크메르족의 전통결혼식도 볼 수 있다. 입장할 때 한국어로 된 팜플렛을 꼭 구비하도록 한다.

두 번째 저녁은 북한여성의 가무가 펼쳐지는 평양냉면 식당이었다.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곳곳에 진출한 북한의 모습을 보는 것이 반갑기는 했으나 북한 식당을 자주 찾은 이들에겐 식상한 장소이다. 캄보디아까지 와서 북한식당에 들어설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캄보디아 현지식당으로 가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는 것이 더 흥미로울 것이다.

씨엠립에서 일몰 감상으로 괜찮은 장소는 프놈바켕과 톤레삽 호수가 손꼽힌다. 이곳에는 저녁시간에 맞춰 도착해 일몰을 함께 감상하도록 한다. 톤레삽을 가려면 현지의 여행사(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도 있음)나 게스트하우스에서 보트트립 바우처를 끊은 뒤 입장료 1인당 1달러를 내면 된다. 2인을 기준하여 총 11달러가 소요된다. 미리 발권하는 것이 저렴한 요금이라는데 이 점은 한국인이 아닌 현지인 친구들을 구해 함께 상의해 결정하는 것이 더 낫다. 라이센스가 없는 르모기사를 이용하면 입장료 추가가 있을 수도 있다.

씨엠립의 패키지 여행에서 가장 큰 단점은 음식 대부분이 한식으로 마련된다는 점이다. 식당에서 만나게되는 다른 손님 모두가 한국의 단체관광객이어서 이국적 맛이 떨어졌다. 음식이 입에 안 맞더라도 현지식을 체험하고, 소통이 잘 안되더라도 현지인들과 접촉하는 경험, 현지인들의 풍속에 대한 이해 등이 필요한 것이다.

씨엠립에서는 어느 호텔에 묵더라도 르모로 10∼20분이면 시내에 도착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도 깨끗하므로 굳이 호텔을 이용하지 않고 저렴한 숙소를 사용해도 된다. 6번 국도에 있는 ‘앙코르왓 게스트 하우스’(리틀게스트 하우스에서 스타마트 방향)가 하루 7달러(에어컨 룸은 12달러)에 빨래 서비스도 해준다. ‘캄보디아 빅토리 게스트하우스’는 트윈룸이 10불(에어컨 룸)로 스타마트에서 공항쪽으로 80M 직진하여 골목 입구에 있다.

어떤 숙소에서든 시내로 나가려면 르모를 타고 올드마켓이나 레드 피아노로 가자고 하면 된다. 이곳에는 툼레이더 활영시 안젤리나 졸리가 자주 찾았다는 레드 피아노(Red Piano)도 있고, 서양관광객들로 득실득실한 카페와 식당이 즐비하다. 또 현지인들과 함께 밤문화를 즐길 수 있는 나이트클럽으로 ‘마티니’와 ‘Zone one’ 등이 있으며, 술과 마사지 숙소를 복합적 형태로 하고 있는 ‘쏙산’ 등이 있다.

캄보디아에서 가이드들은 한국돈이 모두 통용된다고 말한다. 관광지나 여행사가 소개하는 바가지 업체를 제외하고는 한국돈의 사용이 제한을 받는다. 따라서 자유시간을 즐기려면 달러를 준비해가는 것이 좋다. 달러는 캄보디아 모든 곳에서 통용되므로 1달러(캄보디아 돈으로는 1달러가 4000 리엘, riel)짜리 소액도 넉넉하게 바꿔 가는 것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