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네비게이션과 더불어 미지의 길을 찾아가고 있지만 인생의 항해를 실감할 수 있는 것은 역시 바다에 가 있을 때입니다.

 그 바다에 해양경찰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안 것은 실습학생이 되어 장기간 선박생활을 하던 때였습니다.

경찰의 이미지가 최근에 호랑이와 돌고래의 미소로 다듬어지긴 했지만, 이미 할머니로부터 전해들은 일본 순사 이야기와 학생시절을 통해 경험했던 ‘경찰과의 조우’ 는 마냥 미소 지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니었습니다.

일본의 강압통치 시절의 서슬 퍼런 순사 얘기부터 시작하여, 조국광복과 더불어 정치적 혼란기와 격렬하게 진행된 민주화과정을 거치면서 각인된 경찰의 이미지는 ‘진압’과 ‘감시’였고, 그래서 외면하고 싶은 대상이었습니다.

 졸업 후 선박근무를 하면서 더 많이 해양경찰과 마주치게 되었고, 뱃길을 따라 다니다보니 일본의 해상보안청이나 미국의 해안경비대 소속 경찰과도 만나지게 되었습니다. 그 즈음의 우리나라 해양경찰은 이상하리만큼 그 위상이 역할에 비해 과소평가되어지고 있었습니다.

정부부처 내에서나 국민의 뇌리에서나, 오랫동안 바다생활을 통해 자주 해양경찰과 마주쳤던 나조차도 기대감이나 친근감을 갖지는 못했으니 이러한 평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바다의 가치를 새롭게 돌아보는 지금, 바다는 우리의 식탁을 맛깔스럽게 하는 웰빙 음식의 텃밭이고 새로운 자원의 개척지이며, 휴식과 놀이의 열린 공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1953년에 창설된 우리 해양경찰도 이제 위상과 역할이 많이 확대되고 분주해졌습니다.

독도 영유권을 언급하며 국가적인 반감을 일으키는 이웃나라의 무절제한 행동이 해상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일에서부터, 우리바다의 자원을 보호하고 깨끗한 바다를 보전하며 바다에서의 안전을 유지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면에서 해양경찰의 역할이 커지고 우리의 생활과  밀착하게 됨으로서 해양경찰에 대한 국민의 관심도도 높아졌습니다.

 해양경찰이 우리정부에서 배타적 경제수역을 선포한 9월 10일을 ‘해양경찰의 날’로 삼고 해양주권 수호의 확고한 의지를 새롭게 다진다고 하니 이제야 말로 우리 해양경찰의 몫을 충분히 발휘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서는 친근한 해양경찰, 돌고래의 듬직한 미소가 제대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우리 해양경찰의 싱싱한 열정과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국민 모두의 가슴에 기쁨을 선사하는 멋진 해양경찰로 우뚝 서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