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제31회 스승의 날이었다. 학생, 교사, 학부모 모두 각각 다른 느낌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했다. 학생들은 선생님께 꽃 한 송이 건넨 뒤, 하루 쯤 편하게 놀 수 있는 날이 생각에 더 들떴다. 학생들이 노는 날로 생각하게 된 것은 스승의 날에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가는 학교가 있기 때문이다. 또 수업을 하더라도 오전 수업만 진행하거나 아예 하루를 휴일로 지정한 학교도 있다.
한편 교사들은 학교에서 열리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눈치를 보기도 한다. 교사들은 학부모의 반응과 사회적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삼척지역의 한 교사는 “존경과 감사를 생각하는 스승의 날이 교사와 학부모 모두에게 부담스러운 날로 변질된 세태가 안타깝다”고 밝혔다.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학부모 80%가 스승의 날 선물 준비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가 부담을 느끼는 주요인으로는 ‘아이템 결정’(44.2%), ‘선생님 반응’(31.7%), ‘예산 확보’(23.1%) 순이었다. 스승의 날을 위해 학부모가 마련한 선물의 평균 비용은 3만원 정도였다. 부담을 느끼면서도 스승의 날 선물을 준비하는 이유로 절반 이상이  ‘내 아이만 관심 받지 못할까봐’, ‘친구들에게 기죽지 않게 하려고’라는 이유를 들었다.
교사들은 “마음을 담는다면 학부모, 학생, 교사 모두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고도 존경과 사랑의 마음을 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학부모와 교사 모두가 부담을 느끼는 스승의 날 가운데, 스승의 날 참뜻을 알려주는 편지 한 통이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삼척시 정라초등학교의 5학년 심예지 학생이 학교도서관 김동남 사서교사에게 보낸 편지는 ‘스승의 날’이 지닌 진정한 의미를 보여주었다. 학생은 도서관에서 잠깐씩 만나는 사서교사로 인해 도서관에 대한 즐거움이 생겨났다고 감사를 전하고 있다. 이 편지는 학생의 영혼을 성장시키는 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일깨운다. 또 물질적 선물이 아니라, 마음을 담는 편지가 교사에게 더 큰 감동을 전해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도서관 사서선생님께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 도서관을 좋아하는 아이인 심예지입니다.
저는 책을 원래 좋아해서 도서관을 많이 이용했는데, 제가요즘  학교도서관에 자주 가는 또 다른 이유가 생겼습니다. 바로선생님이에요.
학교 도서관에 가면 선생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시고 책에 대한 얘기도 해주셔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에 푹 빠져 있곤 해요.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즐거워요.
어제는 감기 몸살 때문에 도서관에 가지 못했지만, 이제는 하루라도 도서관에 가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아요.
제가 우리 학교에서 가장 존경하고, 좋아하고, 잘 따르는 선생님은 오직 사서 선생님밖에 없답니다.
더욱 공부도 열심히 하고 글쓰기 능력도 향상시켜 선생님께 부끄럽지 않고, 선생님께서 늘 당당하게 말씀하실 수 있는 학생이 되겠습니다. 사랑해요, 선생님.
2012년 5월15일 스승의 날, 학생 심예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