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투리조트 현안 모색에 골몰하던 태백시는 최근 현직 고위공무원의 구속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오투리조트 비리를 수사하던 중 승진 인사 비리 혐의를 포착하고 또 다른 인사청탁 비리가 있는 지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최근 구속된 마모씨(여, 55)는 지난 2008년 5급 승진과정에서 당시 고위공무원과 부인에게 수천만 원의 거액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오투리조트 본부장을 지낸 현직 공무원 정모씨(53)가 구속된 데 이어 잇따라 고위공무원이 구속되면서 태백시는 충격에 휩싸였다. 정모씨는 오투리조트 본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에 리조트 공사에 참여한 건설업체의 편의를 봐주는 과정에서 오투리조트의 재정손실을 입혔으며, 아파트 분양과정에서 4천여만 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오투리조트와 관련된 업체 관계자 우모씨 형제 2명도 이미 구속된 바 있다. 오투리조트 시공사 대표인 우모형제는 공사비 부풀리기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인데, 이 과정에서 태백시 공무원이 연루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오투리조트와 관련한 수사에서 이미 검찰은 체육회 관련 서류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검찰에서는 지난 4월 태백시청 스포츠레저과를 비롯해 태백시체육회 사무국, 생활체육회 사무국 등을 압수수색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태백시가 유치한 체육행사 및 체육시설 공사와 관련한 자료, 회계장부, 대회경비 지출서 등을 압수하여 자료 분석과 계좌추적에 나섰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체육예산이 불합리하게 집행되고 있다는 무성한 소문이 떠돌고 있었으며, 검찰은 오투리조트 수사를 통해 체육예산과의 연관성 조사에 집중하고 있다. 이미 지난 4월 공무원 정모씨와 오투 시공사인 건설사 대표 우모씨 등이 구속될 때 태백시민들은 수사의 불똥이 어디로 튈지를 우려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번에 고위공무원 마모씨가 인사 청탁을 위한 뇌물 전달혐의로 구속되면서 태백시 공직사회는 향후의 검찰 수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투리조트의 경영난으로 태백시의 미래 찾기가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터져 나온 비리여서 시민들의 충격은 더 크다. 연이은 태백시 현직 공무원의 구속 사태로 행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추락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공분까지 사고 있다.

검찰은 지난 2008년 7월에 5급으로 승진한 10여 명에 대한 수사 확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시 5급 사무관 10명과 6급 담당 8명이 동시에 승진하면서 이례적 승진이라는 뒷말이 무성했다. 2년 전 내부 제보로 시작된 태백시의 인사비리 의혹은 경찰 수사에서 당시 승진 대상 공무원 2-3명의 수상한 돈거래가 있어 일부 혐의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공무원 연금 대출이나 해약을 통해 목돈을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구속된 마모씨로부터 인사 청탁을 위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당시 인사권자와 부인의 소환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조사에서는 전임 태백시장의 업무추진비도 함께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박종기 전 시장의 업무추진비 일부가 다른 사람 명의 통장에서 따로 관리되고 있는 점을 포착한 것이다.

공무원의 구속과 소환이 이어지면서 태백시의 공직사회가 침통한 분위기이다. 태백시에서는 집단 보험사기에 연루된 시민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전국적으로 ‘보험사기 도시’라는 오명과 수사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마음도 어수선했었다. 이번에는 태백시의 최대 현안으로 떠오른 오투리조트 관련 비리에 이어 인사청탁 비리까지 겹치면서 태백시 행정과 공무원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앞으로 어떤 일이 공개될 지에 대해 시민들은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