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개편위에서는 통합대상 지역에서 50% 이상의 찬성이 나올 경우에만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에 통합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의 통합이 무산되면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할 ‘통합개편안’에서 동해·삼척·태백시의 통합 정책은 배제된다. 동해·삼척·태백시의 통합안을 두고 각 지역마다 통합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명하게 다르다.

태백시는 탄광지역, 폐광지역의 정서와 산업을 고려한 태백 삼척 정선 영월 등 4개시군과 생활권인 경북 봉화군 일부 지역(석포)을 통합하는 기대를 드러냈다. 내심 태백시가 강원남부 폐광지역의 핵심도시로 성장하는 주도권을 잡기를 내심 바랐다.

삼척시는 동해·태백시 외에도 경북 울진을 포함하고자 했다. 과거 삼척에서 분리되어 나간 동해, 태백, 울진을 포함하여 역사의 동질성을 찾고자 했다. 역시 과거 역사적 의미의 삼척이란 이름을 쓰던 지역이 역사적 동질성을 통해 삼척시가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동해시는 삼척·태백시뿐만 아니라 강릉시 옥계와 통합을 원했다. 동해시는 삼척시와 통합하여 주도권을 잃는 것보다 강릉시 옥계가 동해생활권인 점을 들어 동해의 영역을 확장하고자 했다. 일부에서는 강릉시가 영동지역의 중추도시라는 점에서 삼척시보다는 강릉시와 통합을 추진하면 더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일부에서는 강릉 동해 삼척 태백 정선을 포함하는 광역시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동해시에서는 지난해 11월 시군 통합 동해시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통합에 대비한 활동을 펼쳤다. 동해지역은 지역통합이 삼척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는 입장이다. 동해시지역발전협의회는 삼척 중심으로 추진되는 통합은 의미를 살리기 어렵다면서 반대했다. 또 동해시발한동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5개 단체는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주민동의 및 주민의사를 무시한 정부의 일방적 시?군 통합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 7개까지 시내에 붙였다.

오원일(동해) 도의원은 통합 방법과 대상에 따라 지역의 미래가 달라지므로, 통합의 장단점에 대한 치밀한 분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인구 50만~100만명을 지닌 광역도시를 만들기 위해 행정구역통합을 기획하고 있다. 행정구역 통합을 위해서는 통합건의서나 여론조사 없이도 행정안전부가 ‘통합을 위한 주민투표’를 권고할 수 있지만, 지역주민의 반발을 무시하면서까지 주민투표를 시행할 상황은 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동해·삼척·태백시의 경우 통합이 이뤄지더라도 인구가 20여만 명에 불과해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도시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행정개편위의 동해·삼척·태백 통합안을 두고 지자체마다 시민사회단체 간이 입장차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통합을 주도하는 지역은 통합을 위해 건의서 제출 등 통합을 추진하다가 통합 대상인 인근 지역에서 거세게 반발하자 활동 역시 주춤한 상태이다. 지역 간 찬반의견이 극명하게 대립하면서 인접 지역과의 갈등까지 겪었다. 동해·삼척·태백시의 통합 정책을 앞두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되기도 전에 지역간 찬반 논란이 지역의 갈등을 키워왔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