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동해항을 중심으로 2조5천억을 투자해 강릉, 동해, 삼척 일대 5개 지구(15.9㎢)를 신성장동력 및 지역성장 거점지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강릉상공회의소와 강릉시번영회는 성명서에서 “지식경제부가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어 예비지정 지역을 확정하기로 해놓고도 무기한 연기하고 말았다”다면 연기 사유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 측에서는 유럽발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되는 조짐을 보이는데다가, 부동산과 각종 기업의 투자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이미 지정된 경제자유구역의 경제활동 또한 부진한 터여서 정부는 추가 지정에 필요성을 확신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성명서에서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중국 동북 3성과 극동러시아, 일본을 연결하는 신동북아 경제권으로 1억5000만명에 달하는 인구와 6조 달러에 이르는 경제규모의 한 가운데 동해안이 있기에 우리나라가 중심적 역할을 하려면 경제자유구역은 필수조건”이라고 밝혔다.
강원도의 동해안권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가 확정되면서 원주~강릉 복선전철 개설로 도로 접근망이 개선되고 있다. 또 비철금속 특화단지가 조성되는 등 국내외 32개 기업에서 45조원 규모의 투자협약이 체결되었다. 일본을 비롯한 외국 기업의 투자유치도 활발하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늦어지면 애써 유치한 외국 기업 투자 사업이 물거품이 될 처지이다. 동해안 자유경제구역 지정은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길이자, 무대접을 받고 있는 강원도 동해안의 균형발전을 위한 길이다.

지금까지 국내에 6개 경제자유구역이 지정되어 있으나 모두 서해안과 남해안 일대에 조성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번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무기한 연기로 알려지면서 강릉시민을 비롯한 강원도민들은 국토의 변방으로 무대접 받고 있는 강원도의 실정에 서러움을 표출했다.

경제자유구역은 당초 강원도를 비롯해 경기, 전남, 충북 등 4개 지역을 심사하여 2개 지역을 예비지정하기로 했었다. 강원도와 충북이 유력한 예비지정 후보 지역으로 낙점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게다가 강원도는 정부의 요구조건을 모두 수용하고 있었으므로 평가 1위를 차지해 경제자유구역 지정에 낙관하고 있었다. 동해안 지역은 정부 평가에서 지정 요건인 60점을 넘어서 1위를 차지했으므로 낙관적 상황이었다. 그런데 4년 째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던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결정을 눈앞에 두고 갑자기 유보되면서 강릉시, 동해시민들은 낙심하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최문순 도지사는 원주~강릉 고속전철 기공식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을 때 경제자유구역의 필요성을 설명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은 다른 경제자유구역에도 많은 문제를 지니고 있어 연기된 것이라고 해명했으며, 최지사는 동해안권은 다른 지역과 달리 기업의 투자가 실제적으로 이어질 정도로 협약체결이 활발하다고 반박했다. 지정이 연기되거나 무산될 경우 동해안 지역에 투자 협약을 맺은 일본 기업이 중국이나 다른 나라로 이전할 우려가 있다.

최문순 지사는 동해안권 경제자유구역은 강원도의 3대 현안 중 하나로 “강원도민의 생존권과 직결된 매우 중대한 현안”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편 강릉상공회의소, 강릉시 번영회, 동해상공회의소, 동해시 번영회 등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강릉시, 동해시를 비롯한 강원도지역에서는 지역 안배를 위한 정치적 고려로 경제자유구역을 동해안에 지정하지 않으면 대정부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치적 차별에 대한 강경한 저항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의 대책마련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