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5일, 삼척시에 올해 들어 처음으로 열대야가 나타났다. 열대야(Tropical Night)란 당일 18시부터 익일 09시까지 최저기온이 25℃ 이상인 날을 말한다. 이렇게 더울 땐 잠들기 어려우므로 더위를 표시하는 기후 통계값으로 사용한다.
동해와 삼척시는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열대야가 33회 나타났고, 작년에는 8월 10일에 첫 열대야가 있었다. 열대야가 없는 산소도시를 내세운 태백은 고산지대답게 2000년 이후 열대야가 단 하루 밖에 기록되지 않았다. 강원도에서 열대야가 가장 많이 나타나는 도시는 강릉으로 2000년 이후 현재까지 147회를 기록하고 있다.
동해바다를 접하고 있는 동해·삼척지역에 열대야가 나타나는 원인은 백두대간을 넘어서 불어오는 서풍에 의한 푄현상이다. 그런데 열대야는 단지 기온만 문제되는 것이 아니다. 잠 못 드는 밤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것은 습도다. 열대야는 장마가 끝난 후, 즉 여름 휴가철과 겹치는데 이때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여 우리나라를 덮고 있을 때다. 기온이 높으면 땀이 나고, 그 땀이 증발하면서 피부에서 잠열의 형태로 열을 빼앗아서 체온이 떨어지는 것인데, 습도가 높으면 이 증발과정 또한 수월하지 않기 때문이다.
열대야가 계속되면 불면으로 인한 피로 누적으로 업무 능률도 떨어지고 각종 사고도 빈발하며 심지어 자살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숙면을 취하려면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고,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는 것도 좋다. 우리 지역은 열대야가 장기간 지속되지는 않으므로 그 며칠 동안만이라도 영양을 잘 섭취하고 수면 환경을 적절히 유지하는 슬기가 필요하다.
폭염이 계속되면 초대하지 않은 손님, 곧 열대야가 올 것을 짐작한다. 이에 기상청에서는 열대야관련 기상정보를 제공하고, 폭염정보 문자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내 노인복지시설 등 건강 취약계층을 지원하는 담당공무원 및 노인복지시설·노인돌보미(동해·삼척·태백 지역은 총66명)에게 신속한 폭염특보 제공으로 폭염과 열대야 피해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동해기상대에서는 동해·삼척·태백 각 지역을 책임지는 기상담당관제를 운영하며 사회적 약자 및 취약계층을 위한 기상서비스 제공에 힘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