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연고인 중견건설사 (주)현진과 (주)현진에버빌이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지자 도내 건설업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주)현진은 자금난 해소를 위해 채권금융기관에 워크아웃(은행공동관리)을 신청했지만 지난 8월 채권금융기관에서의 찬성을 얻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으며 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재판장 고영한 수석부장판사)에 따르면 다음날인 17일 오후 소유재산 처분을 제한하는 보전처분과 재산의 강제 집행을 금지하는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으며 현진의 계속 기업 가치와 청산 가치를 평가한 후 회생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현진은 지난 8월1일 기준으로 시공능력 37위의 건설업체로 현진의 자회사인 현진에버빌은 광주와 부산 등 지방 도시 위주로 아파트 사업을 벌여 온 시행 사업체다.

현진의 장부상 자본금은 612억원, 자산 7226억원, 부채 4661억원으로 나타났으며 현진에버빌은 자본금 124억원, 자산 3468억원, 부채 2839억원으로 파악됐다.

두 회사는 지난해 건설경기의 전반적인 침체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세계적 금융위기, 미분양 아파트 증가에 따른 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금 상환 등으로 자금난을 겪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올 4분기 반도체와 조선업종의 호조세가 예상되고 있는 반면 자동차와 건설, 기계 업종은 부진한 모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도내 건설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주)현진과 (주)현진에버빌이 자금압박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 건설업계에 알려지자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두려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하반기 건설공사 물량 크게 줄어 마땅한 대책 없어” 고심

건설과 기계 업종은 공공 건설 상승세가 둔화되고 일반기계업체들의 투자여력 부족으로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자구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것으로 나타낫다.

이와 관련 경기부양을 위해 도내에서도 조기 발주를 실시했지만 하반기 건설공사 물량이 크게 줄어든 것도 건설업계를 어둡게 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4대강 살리기’에 예산을 집중하는 바람에 지역의 국비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에 예산이 축소되는 등 여파가 일고 있어 업체들은 설상가상으로 경영이 악화되고 있다.

강릉국도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총발주 82건에 사업비 638억원을 들여 추진, 현재 지출 436억원이 지원 됐지만 하반기에는 발주공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 건설업계가 공공사업과 관련해 의존도가 높지만 상반기에 수주를 하지 못한 업체들은 내년 3월까지 공사발주를 기다려야 할 처지에 있어 경영에 초비상이 걸려 있다.

도내 한 건설업체 대표는 “상반기 중 조기발주가 집중적으로 이루어 졌지난 7월 이후 나오는 공사 발주가 없다”며 “하반기에 무엇을 가지고 버텨야 할 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 “워낙 경기가 침체되다 보니 작은 공사마저 대형건설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참여하고 있다”며 “중소건설사들의 공공수주 경쟁률이 더욱 심화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8월 발표한 ‘중소 건설업체 경영실태 분석 및 시사점’을 통해 시공능력 100위 이하인 중소 건설업체의 공공 건설공사 주주 경쟁률이 평균 570대 1에 달한다고 밝혔다. /김동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