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학이란 지역문인과 지역작품을 아우르는, ‘지역’이 구심점이 된 문학이라 할 수 있다. 지역문인이라 하면 지역에서 태어나 성장한 문인, 지역에서 살다가 외지에서 활동하는 문인, 외지에서 유입되어 지역에서 살고 있는 문인을 모두 아우른다. 지역문학작품이란 지역을 담아낸 문학작품으로 협의적 의미에서는 지역문인의 지역성을 반영한 작품을 말한다. 광의적 의미에서는 지역문인의 모든 작품, 그리고 지역성을 담아낸 외지문인의 작품까지 포함한다.

현재 동해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표적 문학단체들을 살펴보면 동해문인협회, 동해삼척작가동인, 동해여성문학회를 들 수 있다. 동해문인협회는 1985년 7월10일 김시래 박종해 권석순 장정자에 의해 발족되어 활동하다가 1994년 한국문인협회 동해지부로 결성된다. 1988년 『동해문학』창간호를 낸 이래 해마다 한권씩 발간하면서 2007년까지 19집을 발간했다.

동해·삼척 작가 동인은 동해와 삼척을 기반으로 한 문인들이 2004년부터 시낭송회, 시화전 등을 열고 있다. 2005년 시화집『몸 없는 몸』발간, 2007년 동인 무크지 『동안』을 창간했다.

동해여성문학회는 동해시를 기반으로 창작 활동을 펼치는 여류시인들의 모임이다. 2000년부터 해마다 한 권씩의 동인지를 펴내면서 2008년까지 9권의 동인지를 발간했다.

그 외 1996년에는 초록문학회가 결성되어 1997년에『갈증 그 화려한 외출』이라는 동인집을 발간한 바 있으며, 해연풍시문학회가 발한도서관을 중심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한편 동해지역문단이 형성되기 전에 활동한 시인으로는 최인희(1926~1958)를 꼽을 수 있다. 강릉지역에서 교편을 잡던 최인희는 강원영동지역의 대표적 초기 동인회라 할 수 있는 『청포도』 동인으로 활동하면서 영동지역문학의 선구적 역할을 했다. 사후에 제정된 최인희 문학상은 1998년부터 시상되고 있으며 지역문인들의 창작의욕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고 있다. 동해 무릉계곡 입구 금란정 앞과 강릉 경포호 주변에 최인희 시비가 세워져 있다.

1982년에 발간된 최인희의 유고집이 동해지역에서 발행된 첫 개인시집으로 볼 수 있는데, 그 이후 8년 동안 개인시집은 발간되지 않는다. 그러다 1990년 강세환의 시집 발간을 시작으로 2007년까지 12명의 시인이 23권의 시집을 통해 동해지역 시단에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동해지역시인의 개인 창작집을 연도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최인희,『여정백척』, 가리온출판사, 1982.

강세환,『월동추』, 창작과비평사, 1990.

김명옥,『하늘은 자꾸자꾸』, 경운출판사, 1991.

김명옥,『바보의 합창』, 신원문화사, 1992.

김명옥,『대한민국 특별시를 탈출한 내 이름은』, 한국문화사, 1994.

강세환,『바닷가 사람들』, 창작과비평사, 1994.

홍성화,『그대가 바람일 때 나는 잎이 되어 흔들렸다』, 혜화당, 1995.

김명옥,『도시의 거대한 심장에 깃발을 꽂고』, 신원문화사, 1996.

한성은,『우리에게 내일이 있으니 행복도 있으리라』, 도서출판 천우, 1996.

김인기,『동심의 둔덕에 푸르름이』, 도서출판 청옥, 1998.

김시래,『돌이고 싶어라』, 문원출판사, 1998.

류재만,『어달리 바다』, 시와사람, 1999.

최호길,『강물이 하루를 싣고 가네』, 한국시사, 1999.

홍성화,『빈곤의 불을 밝히고』, 해돋이, 2000.

심상순,『그립다는 말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열린문학, 2001.

류재만,『해비늘 벗기기』, 세계사, 2002.

정영주,『아버지의 도시』, 실천문학사, 2003.

심상순,『풍경으로 남은 그대』, 열린출판 미디어, 2004.

강세환,『상계동 11월 은행나무』, 시와에세이, 2006.

심상순,『잊혀지는 모든 것들의 뒤안에서』, 도서출판 청옥, 2006.

류재만,『파도를 재우다』, 도서출판 우리글, 2006.

정의훈,『버들치 사랑』, 도서출판 청옥, 2007.

최승익,『휘파람 소리』, 시와에세이, 2007.

김인기,『침묵과의 소통』, 도서출판 청옥, 2007.

이 글에서는 동해지역문인의 개인시집과 지역문학단체에서 발행한 동인지에 수록된 시작품을 통해 동해지역의 지역적 특색에 접근하고자 한다. 특히 지역문학에 나타난 지역의 장소라든가 산업환경에 기반한 지역적 정체성의 주목은 지역문학의 특수성을 살피는 척도가 될 것이다.

장소에 주목하여 지리와 문학이 만나는 문학지리학적 접근은 지역문인의 장소애를 점검하거나 재장소화하는 의미를 지닌다. 산업환경에 대한 주목은 지역주민의 생활현장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E. H. 카는 “역사란 현재의 눈을 통해 과거를 볼 때 성립되는 것이며, 역사가의 임무는 기록에 있지 않고 가치 재평가에 있다”고 했다. 지역문학 연구 역시 역사를 보는 눈, 역사가의 임무와 다르지 않다. 지역에서 진행되어 온 문학활동과 문학작품에 대한 가치의 평가 및 재평가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지역문학연구는 문학의 자장을 넘어선 학제간 소통이 중요하다. 문학지리학, 사회학, 역사학, 민속학 등 다양한 영역과 관련지어 학제적 접근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 글은 동해지역문학 작품에 녹아있는 구체적 장소나 산업환경에 주목하여 해양문학, 탄광문학, 통일문학의 발전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연구 대상은 동해지역문인의 개인시집과 지역문학단체의 동인지에 발표된 시작품을 텍스트로 삼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