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신년 새해가 밝았다. 올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은 어느 해 보다 경건하고 비장하다. 장기적인 경제 불황에 안보 상황마저 뒤숭숭한데다가 총선 이어지는 정치 일정이 주는 부담감 때문일 것이다. 시민이나 지자체 안정과 화합을 바탕으로 순항하는 한 해가 되길 비는 마음 간절하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두 말 할 것 없이 진지하고 진실한 마음으로 하루하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인들 진지하지 않을 수 있을까마는, 무지갯빛 꿈에 부풀어 있을 한가한 시절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한 국가를 이끌어 가는 가장 근원적인 동력인 안보와 경제 그리고 정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은 언제나 시끄럽고 상처가 많은 곳이다. 그러나 우리 시민들은 그 시끄러움과 상처를 약으로 삼는 지혜와 용기를 배우지 않았는가?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고, 세상살이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고, 일을 도모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고 했다.

병도 곤란도 장애도 모두 바른 삶을 개척하는데 약이 되게 하라는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바로 혼란을 질서로, 두려움을 용기로, 분열을 통합으로 변화시키는 지혜다.

그 지혜는 다름 아닌 우리의 마음에서 샘솟는다. 아무리 세상이 시끄러워도 시민의 마음은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아무리 세찬 격동의 바람이 불어도 시민의 마음은 언제나 '진심'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한다. 진심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진실한 마음, 진리에 계합한 마음, 진실을 숭상하는 마음이다. 나와 남을 구별하지 않고 동사섭의 도리로 살아가는 것이 진심의 삶이다.

작은 이익을 탐하여 큰 원칙을 버리지 않는 것이 진심이고, 정의를 위해 기꺼이 목숨도 던지는 용기도 진심이다. 진심은 선과 악의 개념도 초월한 절대선의 자리에서 삶의 숭고한 에너지를 분출시켜 준다. 진심은 인심인 것이다.

진심을 잃지 않으면, 북한의 체제변화에 따른 안보상황에 의연하게 대처 할 수 있고, 총선에서도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하는 지혜를 발휘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자살이 늘어나고 학교폭력이 줄어들지 않는 것은 교육현장에서 진심이 빛을 바랜 탓이다.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폐단을 극복하지 못하는 것도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편견과 독선이 합리적인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탓이다. 물론 편견과 독선은 진심을 잃어버린 곳에서 자라는 독버섯이다.

오는 22일 대보름을 기해 화합과 협동의 진심을 잃지 않으면, 자타불이(自他不二)의 정신으로 살 수 있다. 모든 분열과 대립과 갈등은 나와 남을 따로 보는데서 비롯된다. 나는 언제까지 나이고 너는 언제까지 너인가? 어제의 네가 오늘의 나임을 자각하고 원융과 화합의 길을 밝힐 때 세상은 세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