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전성시대?’ 지난 8일 종편방송인 <채널A>가 입수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윤상현 의원이 “김무성이 죽여버려 이 XX”, “(비박계) 다 죽여” 등의 욕설과 함께 “그런 XX부터 솎아내서 공천에서 떨어트려버려” "다 죽여 그래서 전화 했어 형! 응 내일 공략해야 돼. 응. 응.응. 오케이. 형님"라며 컷오프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이 담겼다.

모든 언론이 며칠을 두고 보도하는 것은 언론이라도 정신을 차려서 이런 기사가 줄줄이 지면을 채우는 걸까? 천만에다. 때를 만났을 뿐이다. 하루 종일 재탕삼탕 식상한 뉴스거리에 눈과 귀를 돌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뉴스거리를 찾던 중 생각지도 않았는데 떡 떨어진 격이다. 무노동에 받아쓰기만 해도 읽을거리가 넘쳐난다는 이야기이다.

제발 이제는 바꾸자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하지만 특정 시점만 되면, 반복되는 일상어에 불과할 뿐이다. 언론 역시 부추기고 타성적으로 반응하는 모양새다. 그런 아수라장의 한쪽 귀퉁이에 서서 국민들은 말도 못하고 그저 한숨만 푹푹 내쉰다. 그리고 자괴감을 느낀다. 아마도 그런 국민들의 마음 한 구석에는 이런 생각이 들어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그래도, 언론이 재탕삼탕 하면 위정자들이 조금은 더, 나아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에 막말은, 쇼맨십은 아뜩한 절망일 수밖에 없다. 제발 우리도 얼굴 들고 좀 살자는 말, 어디 남부끄러워서 살겠냐는 말이 저절로 내뱉어진다. 거기 보니까, 사람은 없고 멍멍이만 있더란다.

어느 정도까지 대변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국민이라고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정국에 관심을 두는 사람이라면 느낄 만하고 내뱉을 만하다고 생각되는 말들을, 신문이며 인터넷이며 여기저기서 주워 모아본 것이다. 아마 거기서 거기까지 비슷한 심정일 거라고 생각된다.

그 막말해대고 쇼맨십을 주기적으로 반복하는 의원들은 누구 뱃속에서 나온 분들인가? 국민들의 투표권이라는 뱃속에서 나오신 분들이다. 그래서 더 거만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이 자식을 낳으면 어떻게 키우는지 생각해보자. 노랫말처럼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눕혀가며 키운다. 조금이라도 눈을 뗄라치면 큰일이라도 날까봐 조금도 쉬지 못하고 밤낮으로 보살피며 키운다. 구순 넘은 어머니라도 칠순 넘은 아들에게 길조심 하라고 타이르는 게 바로 모정이다. 그만큼 관심과 애정으로 키우는 게 자식이라는 이야기이다.

의원님은, 다르게 말하자면, 관심을 못 받아서 버르장머리가 없어진 자식에 다름 아니다. 못난 자식이기라도 하면 눈치라도 볼 터인데, 그만 저마다 잘난 점은 턱없이 많아서 야단조차 치기 힘든 자식이다.

그런 자식을 길러 놓고는, 이제는 부모가 오히려 자식 눈치를 보고 할 말을 다 못하는 꼬락서니에 다다른 꼴, 그게 우리나라 국회란 것의 모양새다. 그 되바라진 자식이 온갖 저 잘난 짓은 다하는데 단속할 방법도 없이 지쳐버린 부모의 모양새, 그것이 또 국민이다. 이래서야 집안 꼬락서니가 제대로 될 턱이 없다고 해야겠다.

다행히 그 잘난 자식을 국민들은 4년에 한번만 낳으니, 다음에 낳을 때 잘 낳으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천만에 말씀이다. 부모가 달라지지 않았는데 자식이 달라질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제발 관심 좀 쏟자는 이야기이다. 옛 말에 관심 많이 받고 사랑 많이 받은 아이가 엇나가는 법은 없다고 했다. 관심 없이 툭툭 던지는 이야기는 비난이지 애정이 아니다. 더 되바라진 길로 가도록 만드는 채찍질일 뿐이기 때문이다. 한숨소리만 내지 말고, 관심 좀 가지자.

예전 어떤 사람이 문중자(文中子)에게 비방을 그치게 하는 방법을 물었는데. 대답은 '변명하지 말라'였다. 비방이 일어나 나를 공격할 때 말로 따져 상대를 눌러 이길 생각을 말아야 한다. 설사 내가 그들을 말로 이겨도 그들은 승복하지 않고 더 독랄한 수단을 준비할 것이기 때문이다.

보검은 말없이도 괴이한 광채가 지나치게 드러나고, 훌륭한 술은 짙은 향기가 먼저 새나온다.

예로부터 된 사람은 어떤 소임을 하더라도 전전긍긍하면서 깊은 물가에 임하거나 살얼음을 밟는 듯한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