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도내 판세가 대혼전이다. 총선을 이틀 앞둔 지난 6일 여야 각 도당이 자체적으로 초반 판세를 분석한 결과, 도내 8개 선거구 가운데 새누리당이 5곳, 더불어민주당 2곳, 무소속1곳 우세 또는 접전 지역으로 분류됐다. 나머지 2곳 안팎의 지역이 예측 불허의 박빙을 벌이며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형국이다. 여당의 아성(牙城)이 흔들리는 것도 이례적인 현상이다. 강원도의 경우 새누리당이 우세지역으로 꼽은 곳은 5곳에 불과하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새누리당이 9곳 선거구를 모두 석권했다.

이번 총선이 유례없는 혼전 양상을 보이는 데는 새누리당의 막장 공천에 따른 민심 동요, 탈당파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 경제 양극화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 여겨진다. 달리 말하면 구태 정치 청산과 경제 활성화에 대한 열망이 표심에 투영된 게 아닌가 싶다. 여야의 공천파동은 우리 정치판이 계파와 정략의 굴레에 묶여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노정(露呈)했다. 그런 점에서 여야는 정치 선진화·공천 투명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 진정으로 유권자 표심에 다가가고 싶다면 일자리 창출 같은 경제공약을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 새누리당은 지난 3일 최저임금 인상과 정규직·비정규직 임금 격차 축소 공약을 발표했고, 더민주는 청년구직수당 지급 공약을 내걸었다. 하지만 노동개혁 5법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주요 경제 활성화 법안은 19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될 운명에 처해 있다. 딴죽을 건 더민주도 문제지만,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새누리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 같은 행태를 되짚어보면 총선을 앞두고 급조된 경제공약이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다. 강봉균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과 김종인 더민주 비대위 대표가 한국판 양적완화와 경제민주화를 두고 이념 논쟁을 벌이듯 치고받는 모습도 볼썽사납다.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는 것은 민심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바닥 민심의 흐름을 정확히 읽어내야 총선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유권자 표심에 녹아든 염원을 정책의 그릇에 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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