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2조 2000억 모자란다. 시설, 관리비용 크게 늘어나 예정없던 개폐회식장 짓겠다

올림픽 이후 지방 재정이 바닥 매년 수백억 들여 관리 어렵다

평창올림픽 준비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가, 6천억원 가량이 더 필요하다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5년 전 평창올림픽 유치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 IOC에 보고한 조직위원회 운영예산은 1조 7600억 원. 이후 3차에 걸쳐 재정계획을 수정하면서 2조 2000억 원까지 불어났다.

당초 예정에 없던 개폐회식장을 새로 짓기로 하고 경기장 설계도 변경하면서, 조직위가 부담하는 시설 관리와 운영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려면 2조 2000억 원으로도 모자란다는 게 조직위의 판단이다. 다시 말해 2조2000억원으로 묶여 있는 기존 사업 예산으로는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것이다.

이희범 평창 조직위원장은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예산 증액을 요청, 구체적인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조직위 내부에선 6000억 원가량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평창조직위와 강원도는 IOC(국제올림픽위원회)가 2014년 말 재정 부담을 덜어준다는 취지에서 썰매 종목(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을 외국과 분산 개최하는 방안을 권고했을 때나 국내에서 다른 지역과의 분산 개최 여론이 일었을 때도 번번이 묵살했다.

조직위는 다음 달 4차 재정계획에서 예산 증액 규모를 발표하고, 600일도 남지 않은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올림픽 입장권 판매 등 조직위가 예상했던 수입은 오히려 줄어들 전망이어서, 지금이라도 일부 사업을 축소해 낭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더불어 평창올림픽 예산은 고속철 건설 등 인프라 예산을 포함하면 14조원 가까이로 불어나 있음에 따라 올림픽조직위는 정부에 또 손을 벌릴 것이 아니라 대회 규모와 각종 행사를 축소하더라도 주어진 예산으로 대회를 치를 방안을 찾아야 한다. 한편 조직위가 협찬금과 입장 수입 등 자체 수입을 늘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이번에 평창올림픽에 예산을 추가 지원하면 나쁜 선례가 돼 다른 국제대회나 국제 행사 주최 측도 습관적으로 손을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도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17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등 국고 지원을 요청하는 국제대회가 한둘이 아니다.

지난 1988 올림픽, 2002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평창동계올림픽도 훌륭하게 치러내기를 바라는 것은 모든 국민의 한결같은 마음이다. 하지만 당초 '이만한 금액만 지원해주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 해 놓고 뒤늦게 사정 변경을 들어 국민에게 손을 벌리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여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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