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안에 인구가 줄어 스스로 없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소멸 위험지역'으로 분류된 도내 시·군이 지난해 7곳에서 올해 8곳으로 늘어났다.

그동안은 '군지역'만 포함됐는데 올해 삼척시가 처음으로 소멸 위험 지역으로 분류되면서 이제는 농어촌, 도시권 할 것 없이 안심할 수 없다.

정부는 2020년까지 합계 출산율을 1.5명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전국적으로 결혼해도 자녀를 출산하지 않겠다는 미혼 직장인 여성이 40%에 육박하고 있다.

따라서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의 핵심은 보육정책에 있다. 최근엔 아동수당 신설도 거론되고 있지만 직장 여성들 중에 둘째를 낳지 않겠다는 분들을 주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정부의 보육료 지원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일까지 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심적으로 여전히 벽이 높은 게 현실이다.

아이를 유치원에 등·하원시키고 끼니를 챙겨주는 일은 모두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 몫이다. 유치원 종일반에서 늦어도 오후 5시까지 아이를 맡아주지만, 출퇴근과 잔업 등으로 시간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을 하면서 아이 하나 키우는 것도 버겁다보니 둘째는 자연스럽게 포기하는데 가족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직장 여성들은 회사와 보육시설 눈치를 보기 일쑤이다. 출퇴근 시간 도저히 아기를 돌보기 어려워, 엄마의 공백을 메우는 이른바 '등하원 이모'라는 신종 베이비시터도 등장했다. 그 비용만 한 달 평균 60에서 70만원이고, 아이가 둘인 경우는 100만원이 넘을 때도 있다.

맞벌이 가정을 위한 직장 어린이집이 있지만, 도내 의무설치 대상 사업체가 많지 않다. 상시 근로자가 500명 이상이거나 상시 여성근로자가 300명 이상인 사업장은 의무적으로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해야 하지만, 삼척시에는 상시 근로자 300명 미만인 중소기업이 99%로, 따라서 직장인 엄마들은 무엇보다 아이를 편하게 맡기고, 돌봐줄 보육 시설과 인력이 절실하다. 맞춤형 보육 시간 조정과 유아 돌보미 고용 지원금 확대 같은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일자리를 갖고 정착할 수 있는 부분, 먹고 살 수 있는 그런 기반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 출산할 수 있는 여성을 비롯한 청년층의 인구 유입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삼척시 관내에는 마땅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다.